우여곡절 끝에 283에 들어오게 된 루카...
도중에 프로듀서에게 발가벗겨진다거나 가슴을 마구 희롱당한다거나 하는 일이 있었지만
어쨌든 미코토랑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쁨이 앞섰다
그리고 드디어 프로듀서에게서 첫 아이돌 의상을 받게 되는데
이상하게도 그녀의 앞에 놓인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
뭐야 아무 것도 없잖아...?
라고 되묻자 프로듀서는 안타깝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
"이 옷이 보이지 않는거니? 내 손 위에 있는데..."
루카는 이 녀석이 드디어 정신이 나갔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...생각해보니 이미 훨씬 전부터 정신이 나간 놈 같기는 했다
"하아아...안 보이는 모양이구나. 이 '미코토와 관계 없는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 옷'이..."
뭐?? 미코토와 관계 없으면 보이지 않아???
루카는 뜨끔했다
설마 나한테만 안 보이는 것인가????
루카는 멘탈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
하지만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이기도 했다
애초에 이 프로듀서는 283에 들어오려는 자신을 한 번 속이고 발가벗긴 뒤 가슴을 마구 만진 인간이 아닌가?
이번에도 또 속을 순 없다
그...완두콩 녀석에겐 그럼 안 보이겠군
일단 자신은 보이는 척 하면서 다른 사람을 통해 확인하자
루카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훌륭한 작전이라 생각했다
프로듀서는 한숨을 푹 쉬더니 니치카를 불렀다
"어이 닛치~ 이 '미코토에게 관계 없는 사람은 안 보이는 옷' 보이니?"
"네? 또 그런 헛소리를..."
니치카는 다가오다가 깜짝 놀랐다 프로듀서의 손 위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게 아닌가?
난 미코토씨랑 관련없는 사람??
하지만 그런 절망감에 앞서 루카보단 우위에 서고 싶은 맘이 더 강했다
"아하하 잘 보이는데요. 설마 루카씨에겐 안 보이나봐요?"
뭐? 이 완두콩녀석이??
슬프게도 루카는 이 허접한 도발에 완전히 넘어갔다
나에게도 잘 보이거든... 어이 프로듀서 나에게 그 옷을 넘겨 지금 바로 입어보일테니까
프로듀서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니치카를 물려보낸 뒤
루카에게 '미코토에게 관계 없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옷'을 건냈다
루카는 촉감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그 공기와 같은 것을...
옷을 전부 벗은 채 입기 시작했다
사실 탈의실에 가서 갈아입는게 정상이지만 루카의 판단력은 이미 무너진 것이다
그리고 당연하다만 그런 옷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고
결국 프로듀서의 눈 앞엔 발가벗은 루카만이 오들오들 떨며 서 있었다
이렇게 프로듀서는 오늘도 눈 호강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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